트렌드 손님이 매주 안 와도 되게 만든 미용사, 비달 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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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의 미용실은 매주 가는 곳이었다. 머리를 말고, 부풀려 세우고, 스프레이로 굳혔다. 그 머리는 며칠을 버티지 못했고, 손님은 다음 주에 다시 왔다. 이 방문을 없앤 미용사가 있다.

이름은 비달 사순(Vidal Sassoon)이다. 한국에서는 샴푸 이름으로 더 익숙하지만, 원래는 런던에서 가위를 들던 한 미용사의 이름이다.
보육원에서 자란 아이
사순은 1928년 런던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그가 어릴 때 가족을 떠났다. 형편이 어려워진 어머니는 아들을 유대인 보육원에 맡겼고, 그는 어린 시절 여러 해를 그곳에서 보냈다.
14살에 학교를 그만뒀다. 그리고 런던의 미용실에 견습으로 들어갔다. 첫 일은 손님 머리를 감기는 것이었다.
미용사가 되고 싶지 않았던 소년
그가 원해서 간 길이 아니었다. 소년이 꿈꾼 것은 축구 선수였다. 미용실로 그를 데려간 사람은 어머니였다. 기술이 있어야 먹고산다는 이유였다.
원하지 않던 일을 하게 된 사람은 보통 둘 중 하나가 된다. 버티거나, 바꾸거나. 사순은 바꾸는 쪽을 골랐다.
"미용을 할 거라면 바꾸고 싶었다. 군더더기를 없애고 커트와 형태의 기본 각도로 내려가고 싶었다."
그때의 머리는 '세우는' 것이었다

당시 여성의 머리는 미용사가 만들어 올리는 구조물에 가까웠다. 롤로 말고, 백콤으로 부풀리고, 스프레이로 고정했다. 잘 때는 롤을 감고 잤다. 스스로 감고 말리면 모양이 무너졌기 때문에 손님은 매주 미용실에 와야 했다.
미용실 입장에서는 좋은 구조였다. 손님이 알아서 매주 돌아왔으니까.
감고 말리면 끝, 워시 앤 웨어
1954년, 사순은 런던 본드 스트리트에 자기 살롱을 열었다. 그리고 이 구조를 뒤집는 커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말지 않는다. 굳히지 않는다. 머리카락이 떨어지는 방향과 얼굴의 뼈대를 보고 형태를 자른다. 그러면 감고 말리기만 해도 머리가 제자리로 돌아온다. 사람들은 이것을 워시 앤 웨어(wash and wear)라고 불렀다.
그는 얼굴을 볼 때 예쁜지 아닌지를 보지 않았다고 했다. 뼈의 구조를 봤다고 했다.
1960년대를 바꾼 커트

1960년대에 들어 그의 커트는 시대의 얼굴이 됐다.
보브. 배우 낸시 콴의 긴 머리를 턱선에서 자른 각진 보브는 사진 한 장으로 전 세계에 퍼졌다.
파이브 포인트. 귀 앞과 목덜미에서 머리가 다섯 개의 꼭짓점으로 떨어지는 커트다. 사순 스스로 가장 완성하기 어려웠던, 순수한 기하학이라고 말한 커트다.
픽시. 1968년 영화 〈로즈메리의 아기〉에서 배우 미아 패로의 아주 짧은 머리를 그가 잘랐다. 영화 속에 "비달 사순이 한 거예요"라는 대사가 나올 만큼 그의 이름은 이미 유행 그 자체였다.
이 커트들은 디자이너 메리 퀀트의 미니스커트와 한 쌍으로 움직였다. 옷이 짧고 가벼워지던 시대에, 머리도 가볍고 움직이는 것이 됐다.
매출을 줄이는 커트가 미용사의 값을 올렸다
여기에 이 이야기의 반전이 있다.
매주 오던 손님이 더는 매주 오지 않는다. 계산기만 두드리면 미용실에는 손해인 커트다.
하지만 일어난 일은 반대였다. 손님은 이제 세팅이 아니라 커트 그 자체에 돈을 냈다. 누가 잘랐는지가 중요해졌고, 미용사의 이름이 값이 됐다. 미용사는 머리를 말아주는 사람에서, 형태를 설계하는 사람이 됐다.
덜어냈더니, 남은 기술의 값이 올랐다.
살롱에서 학교와 제품으로
1965년 사순은 뉴욕에 살롱을 열었다. 1970년대에는 유럽과 북미에 미용 학교를 세워 자신의 커트 방식을 가르쳤다. 그의 살롱에서 일한 제자들은 그 뒤로도 새로운 커트를 계속 내놓았다.
1973년에는 자기 이름을 건 샴푸와 헤어 제품을 출시했다. 광고 문구는 "여러분이 멋져 보이지 않으면, 우리도 멋져 보이지 않는다"였다. 이 제품 사업은 1983년에 매각됐고, 1985년부터는 P&G의 브랜드가 됐다. 한국에서 '비달사순'이 샴푸로 먼저 알려진 것은 그래서다.
말년에 그는 자기 이름을 단 제품이 소홀히 다뤄진다며 P&G를 상대로 소송을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름을 판 사람이 그 이름을 끝까지 지키려 한 셈이다.
사순은 2012년 5월 9일, 로스앤젤레스에서 84세로 세상을 떠났다.
덜어내는 것이 기술이다
더하는 것은 누구나 한다. 사순은 롤과 스프레이와 매주의 방문을 덜어냈다. 남은 것은 가위와 각도뿐이었다.
지금 우리가 "커트는 디자이너를 보고 간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누군가 커트만으로 값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먼저 보여줬기 때문이다.
무엇을 더할지가 아니라, 무엇을 덜어낼지를 아는 것. 그것이 기술이다.
참고: Britannica 'Vidal Sassoon' · Encyclopedia.com 'Sassoon, Vidal' · NPR 부고 방송(2012) · CBS News 부고(2012) · Sassoon Academy 공식 헤리티지 · Wikipedia 'Vidal Sassoon' / 커트가 나온 정확한 해는 자료마다 달라 '1960년대'로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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